사랑스러운 나의 도시 #1-2. 타이페이 둘째날

타이페이 첫째날

타이페이 셋째날

타이페이 넷째 날, 그리고 처음의 그 끝

인생 첫 ‘나홀로’ ‘해외 여행’ 목적지 타이페이. 시작은 책 한권 분량의 경험을 가지고 돌아오겠노라 원대했으나 막상 그 원대한 꿈은 너무나도 어려운 것이었다. 나와 다른 말을 쓰는 사람들이 가득찬 이 도시는 오로지 두려움과 신선함 이 둘 말고는 내게 주는 것이 없었다. 그나마 두려움보다 신선함이 더 컸던 것은 큰 행운이었다.

그렇게 첫날을 보내고 부랴부랴 숙소를 찾고 예약을 마쳤다. 둘째 날의 목표는 새 숙소까지 무사히 도착하는 것. 다시 첫날이다. 주섬주섬 짐을 챙기고, 캐리어와 가방을 짊어지고 구글 지도를 따라 길을 걸었다. 큰 사고 없이 도착한 Bouti city capsule Inn. 이른 아침 움직인터라 아직은 체크인 전이었기에 짐을 맡겨두고 다시 거리로 나왔다.

그리고 기억은 잘 안나는 어느 식당에서 먹은 아침. 뭔가 밀가루 반죽을 튀긴 건데 맛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

또다시 시작된 무작정 걷기. 그렇게 거다 당도한 Wenchang Tepmle. 절이다. 그리고 절 앞은 시장이다. 한국과 다르게 도시 한가운데, 그리고 시장 안에 절이 있다. 또. 절 주위가 시장인건지, 시장 한가운데에 절인건지 아직은 모르겟다. 아무튼 한국인인 내게는 신기한 풍경이었다.

야시장이 아닌 시장에서 무대포 여행초보인 내가 할 일은 없었다. 나름의 고집이 있어 가능하면 가게에 무작정 카메라를 들이미는건 자제하는편이니까. (덕분에 사진을 찍기 위해 쓸모 없는 지출도 하게 되고, ‘더’ 많이 먹게 된다.) 뭔가 관광지 스러운 곳을 찾아보자.

그렇게 도착한 곳은 대만 국립박물관의 Land Bank Exhibition Hall.
(아마 과거 은행으로 쓰였던 건물이었다고 하더라)

국립 대만 박물관에 속한 은행 정시관이 있으니 근처에 국립 대만 박물관도 분명히 있을 터, 그렇다 길을 하나 건너면 얼얼바 평화 기념공원 (228 peace monument), 그 가운데 국립 대만 박물관이 있다.

그렇게 공원과 박물관을 둘러보고 나니 시간 잘지키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내 배는 점심 시간을 알렸고 대만에서의 첫 ‘밥’을 먹었다.

이런 종류의 음식을 파는 식당이 많기에 한군데 들어가서 맛있게 밥을 먹고 나와 현지인에게 물어봤더니 이건 홍콩 음식이지 대만풍 음식은 아니란다. (대만에서의 첫 식사가 홍콩풍 음식이라니..)

다시 발을 떼어 마주친 한 건물. 정확한 이름과 용도는 기억이 안나고, 정부? 지자체?의 한 건물이었다. 월요일인가는 관광도 가능 했던 곳. 아쉽지만 입장 가능일은 아니었던터라 들어가보지는 못했다.

하루 종일 걷는 것은 힘들더라.. 숙소로 돌아와 대충 씻고 젖은 수건 따위를 정리하는데 한 방을 쓰게 된 누군가가 들어왔다. 라커를 못 열기에 도움을 주기 위해 대화를 하다보니 이게 무슨일인가! 한국인이었다. 이역만리 타국 땅에서 내 나라 사람을 만나다니! 이렇게 반가울 수가. 서로 이름은 무어네, 나이는 몇이네 어디서 일하네 반가움을 마구 내뱉는 사이 또 한명이 들어왔다. 이번엔 타이중에서 온 대만인이었다. 나이는 대충 (당시에) 29정도 였던 듯.
사내놈들이 모이면 늘 그렇다. 서로 내가 잘났네 자랑도 좀 하고, 여자 이야기도 좀 하다가 결국 술 이야기. 타이중에서 온 친구가 자신의 고향에 한국의 막걸리와 비슷한 탁주가 유명하다 했다. 맛있는 술이 있다는데 짧은 영어가 대수랴 고향을 떠나온 사내 셋은 밤 열한시에 길을 나섰다.
(이것도 역시나 무식하기에 가능 했던 일이다. 다행스럽게도 대만은 안전한 나라이긴 하지만 타국 땅에서 처음 만난 사람과 그것도 밤 열한시에 술을 찾아 길을 나서다니)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린 그 술을 찾을 수 없었고 한시간을 헤맨 끝에 눈에 들어온 펍에 들어갔고 맥주만 마시고 돌아와야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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